국경 초월 소통·사이버 보시함 등장…포교 패러다임 변화(불교신문 21/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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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21.02.22 조회1,571회 댓글0건본문
미국 라스베가스 보리사, LA 태고사 주지 형전스님이 진행하는 온라인 법회.
비대면 온라인 강화되면서
미국 보리사 태고사 등
해외사찰들도 온택트 법회
초연결 시대, 국내외 불자교류
비대면 포교 프로그램 ‘다양화’
온라인 법회로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움직임은 해외사찰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미국 라스베가스 보리사와 LA 인근 모하비 사막 옆에 위치한 태고사가 대표적이다. 이 두 사찰 주지 소임을 보고 있는 형전스님은 코로나 사태가 터진 직후 대면법회가 불가능해지면서 온라인 법회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젊은 불자들과 매주 만나 불교를 공부하고, 미래세대 포교를 위해 활발한 소통을 하고 있다. 해외포교 원력으로 2004년 도미해 현지에서 부처님 가르침을 전하면서 온라인 법회를 구상해오다 코로나를 계기로 온라인 세계에 뛰어들었다.
현재 법회는 크게 두 개의 모임으로 운영하고 있다. 먼저 매주 토요일 오후7시에 진행 되는 ‘라훌라’는 10대들을 위한 법회다. 중·고등학생들이 주를 이루고 있고 소수의 대학(원)생도 함께한다. 매주 10여명 정도 모여 <자비경>을 배우고 불교의식과 경전독송 등을 하고 있다. 이들은 캘리포니아주와 택사스, 어스틴, 라스베가스에 살고 있으며 약속된 시간이 되면 기다렸다는 듯 접속한다. 청소년법회와 여름·겨울캠프 등을 통해 10여년 이상 인연을 이어올 정도로 대부분 스님과 오래 전부터 교류해왔다.
또 다른 법회는 타라(TARA)라는 남가주 연합 청년모임이다. 2015년 처음으로 결성한 이 모임 이름은 “불교의 대표적 커플인 싯다르타와 야쇼다라의 마지막 글자”에서 따왔다. LA 지역 중심의 청년 법우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지금은 라스베가스에서 새롭게 참여한 참가자들도 있다. 청년 불자들은 매주 스님에게 <미란다왕문경>을 배운다. 이러한 라이브 영상은 스님 페이스북에도 올라와 있다.
스님은 두 사찰을 오가며 소규모 대면법회도 진행하고 있다. 보리사는 매주 화요일 오전10시30분 5~10여명 안팎의 불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실시하고 있다. 1994년 무량스님이 창건한 사찰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태고사에서는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이전까지 매주 템플스테이와 여름·겨울 청소년 캠프, 봄가을 청년 템플스테이, 요가 및 명상 프로그램을 해왔다.
형전스님은 “대면 보다는 비대면 법회가 활성화되리라 본다”며 “아직까지 사찰 재정에 큰 도움이 되진 않지만, 이를 보완하는 법회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법회는 국내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서울 '법장사ON' 운영자인 여암스님(법장사 총무)은 매주 일요일 오전10시반 온라인 법석 줌(Zoom)을 통해 국내외 불자들을 만난다.
서울 법장사ON 법회 운영자 여암스님 모습.
학생 불자들과 의기투합해 2020년 10월 중순 첫 법회를 열었다. 현재까지 총 15회를 진행했으며, 지금은 20명에서 많게는 30명 이상 참여하고 있다. 20대 중반부터 중장년층 불자들이 모이고 있다. 인원을 100명이상 늘리는 게 올해 목표다. 빠르진 않아도 서서히 증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여암스님은 “대부분 거의 빠짐없이 나오고 있고 저에게 많은 용기를 주고 있다”며 “학창시절 친구, 군법사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인연, 올림픽 공원 법당, 선수촌 법당, 실천승가회를 통해 맺어진 인연, 중랑경찰서 법우 등 다양한 분들이 함께한다”고 소개했다.
멀리 미국 버지니아와 메릴랜드에 사는 불자들도 참여한다. 이들은 스님이 2017년부터 2018년까지 통도사 미국 워싱턴 포교당 연화정사에서 총무와 주지 소임을 봤을 때 인연을 맺었고, 지난해 온라인 법회를 개설하면서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됐다. 여암스님은 “명상을 지도할 때는 영어와 한국어를 번갈아 사용하며 진행하고 있다”며 “법장사ON은 초연결 시대를 맞아 글로벌화 되어가고 있다”며 흐뭇해했다.
법회 주제는 불자들이 생활에서 꼭 실천해야 할 부처님 가르침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2월14일에는 ‘사섭법’을 주제로 불자들이 실천해야 할 행동지침에 대해 공부했다. 사섭법은 다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베푸는 보시섭, 친절하고 따뜻한 말로 사람을 위로하는 애어섭, 상대방을 이롭게 해주는 이행섭, 올바른 행위를 하는 착한 사람을 도와주는 동사섭을 뜻한다. 여암스님은 “법문을 듣고 기도를 하는 것은 스스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기 위함”이라며 “이 네 가지 행위를 항상 잊지 말고 실천하자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설법 위주로 해오다 종단에서 제공하는 삼귀의, 반야심경, 사홍서원 의식 영상을 추가했고, 지금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기 위해 자애명상을 하고 있다.
영상 법회의 어려운 점으로 “원활한 보시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밝혔다. 불교가 마음을 중요시하는 종교이긴 하지만, 재보시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사찰 운영자체가 불가능 한 만큼 이를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다. 고민 끝에 스님은 약 2주전 ‘사이버 보시함’을 만들었다. 카카오 페이 링크와 계좌번호를 화면에 띄우고 법회를 실시하고 있다. 다행히 반응들이 나쁘지 않고 보시금도 들어오기 시작했다. 여암스님은 “보시의 지속을 위해 더 다양한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가한다”며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상중이다”고 말했다.
여암스님은 앞으로 영상법회를 통해 새로운 불자들의 유입이 더 많이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지방 뿐 아니라 외국서도 참석이 가능한 것을 직접 확인하고 더욱 활발한 포교를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스님은 “불자 수 감소는 우리에게 큰 걱정거리였고, 사람들 발길이 점점 줄어드는 모습을 보며 어떻게 하면 불교에 관심을 갖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고민 이었다”며 “꼭 절을 찾지 않아도 불법을 만날 수 있고 얼굴을 직접 마주하지 않고도 포교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더 많은 사찰에서 스님들이 영상법회를 활용해 불법이 널리 전해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 불교신문(http://www.ibulgyo.com)